前 서귀포 시장 공무원 신분 유지는 ‘도민우롱’ 
스스로 현직에서 물러나는 최소한의 양심 기대 

 최근 3년간 행정시와 제주도가 무기 계약직으로 469명을 별다른 기준이나 지침 없이 흥청망청 채용한 것으로 드러나 도민들을 놀라게 하는 가운데 서귀포 전 행정 시장 박모씨 마저 이미 퇴직으로 공무원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4급 공무원 신분으로 원대 복귀가 이루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박모 씨의 공무원직사직과 재임용 경위를 보면 민선4기 도정이 원칙 없는 인사 행태로 도민들을 얼마나 철저하게 기망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박모씨는 민선3기와 4기 전반기에 서기관 신분으로 자치행정국장직을 맡아 운영하면서 김태환 전지사의 오른팔 역을 철저하게 해내 민선4기 중반까지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서기관에 불과 한 박모씨는 민선4기 후반기 서귀포 행정시장에 발탁 된다. 

 행정시장 자리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2급 이상의 경력직 공무원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박모씨는 2급인 행정시장 자리에 가기위해서는 4급으로는 갈수 없는 자신의 공무원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해 공무원신분을 내던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결국 박 모씨는 어쩔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난 자격으로 서귀포 시장에 응모해 낙점, 2년여의 행정시장의 임기를 마쳤다. 

 그러나, 6·2 선거가 끝나고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낙마하자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없어진 박모씨는 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한 달 임기가 남은 김태환 전 도지사에 의해 2년전에 본인이 직접 사직서를 제출한 자리인 4급 서기관 자리로 다시 복직을 하는 부당한 행운을 얻었다. 한마디로 자기들끼리 하는 놀이패 놀음이었다. 

 도청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바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에 따라 박씨를 복직 시켰다고 하지만 기자가 도청 인사담당자로부터 문서를 받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행안부가 담당부서에 답변한 법령해석과 박씨의 복직 근거는 별개의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의 유권 해석에 따르면 개방형직위 임용 당시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자가 개방형직위의 임기 만료이후의 임용될 경우에 해당하는 규정을 해석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박모씨인 경우는 개방형직위에 응모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박모씨는 우도정 출범 후 현재 마땅한 보직을 받지 못해 ‘도정 연구관’이란 허울 좋은 이름만 붙여진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도민 혈세로 고(高)임금만 챙기는 상황이다. 요즘 가뜩이나 민선4기 당시의 급증한 무기계약직 문제와 그동안 숨겨졌던 도정 부채 문제가 심각성이 제주도의 현안 문제로 떠오른 상태에서, 지난 도정 운영 실세였던 자신의 입지를 생각한다면 본인의 행보를 어떻게 결단을 내려야 할지 스스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