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가족을 사칭한 메시지로 개인정보를 빼낸 뒤 금융사기를 일삼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Messenger Phishing)’ 피해 사례가 제주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메신저 피싱 피해 건수는 총 152건이다.

이는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메신저 피싱 피해 건수 199건의 73%에 달하는 수치다.

메신저 피싱의 주된 수법을 보면 범죄자들은 보통 피해자의 자녀를 사칭하며 휴대전화 고장을 핑계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다.

등록돼 있지 않은 번호로 ‘휴대전화가 고장나 임시번호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취지의 휴대전화 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이후 이들은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고장 보험금 신청, 모바일 상품권 환불 등 다양한 이유를 대며 신분증과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의 결제정보를 요구하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원격제어 프로그램 링크를 보내 수락하도록 한다.

이 단계까지 넘어가면 이들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설치돼 있는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등을 원격으로 조정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금융사기 행각을 벌인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 제주에서는 이동형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중계소 운영책 중국인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해외 컴퓨터와 국내 휴대전화를 연동한 뒤 문제의 문자 메시지가 피해자들에게 정상적으로 발송될 수 있도록 중계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모든 피싱 범죄는 개인정보 유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공식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이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