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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수확을 시작할 무렵인 지난 2021년 10월,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에 발령을 받았다. 약 6개월간의 시보 과정을 거치며 농촌지도직 선배님들을 따라 관내 다양한 작물들을 직접 보고 영농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농업 현장을 자주 접했다. 현장에서는 영농상담뿐만 아닌 농사를 지으며 힘들었던 사례를 해결하기 위하여 같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면서 더 나은 농업으로 가는 길을 농업인들과 같이 찾기도 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연초에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실용성 높은 시범사업을 발굴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농업기술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콩 수확을 시작하던 시기에 발령을 받았던 나는 ‘콩파종기 이용 수량향상 기술보급 시범’이라는 콩파종기를 보급하는 업무를 맡아 추진했다. 이 시범사업은 작년 8월 콩 수확량을 크게 감소시킨 가을장마처럼 예측불허의 기상변화를 대응하고자 관행 파종 방식인 산파(종자를 흩어서 뿌림)를 콩파종기 이용 줄파로 변경하는 것으로 산파 시 생기는 문제점(고랑과 이랑이 적절히 생기지 않아 습해 발생 우려 및 밀식장해)을 보완해 수확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사업의 진행 과정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실수도 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관내 농업인들의 애로사항 해결의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지금 전 세계는 전쟁으로 인하여 식량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재해가 확대되고 있으며, 농가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 농업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나는 어떤 농촌지도사가 되어야 하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고민한다. 예측 불가한 제주농업의 미래를 위하여 단순히 생산성을 목적으로 하는 농촌지도사가 아닌 농업인들이 필요로 할 때 현장에 당장 달려 해결책을 모색하고, 농업인 곁에서 미래를 고민하며 농가소득 향상뿐만 아닌 정서적 안정까지도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농촌지도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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