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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도정의 첫 행정조직 개편안이 직면한 현실과 미래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피폐해진 민생경제를 조기에 회복해 지역경제 안정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조직개편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눈 앞의 문제 해결에만 집착해 미래사회를 이끌 청년문제의 본질에 대한 제도적 지원 대책을 등한시하고 있다.
최근 입법 예고한 제주도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은 오 도정의 핵심공약인 ‘15분 제주 도시’ 추진을 위한 전담팀 신설, 경제정책과(일자리과 통합) 기능 확대, 청년지원정책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물론 청년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인재양성, 취업, 창업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현안인 출산율 격감과 결혼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전담부서 신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본란은 수 차례에 걸쳐 제주도 행정조직 개편 시 반드시 ‘청년 결혼·출산지원과’를 신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수 년간 이들 분야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집중돼 왔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제주지역 연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95명으로 사상 처음 0명대를 기록했다. 2017년 1.31명, 2018년 1.22명, 2019년 1.15명, 2020년 1.02명에서 마침내 0명대로 떨어졌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5000명대를 유지했던 도내 출생아 수도 지난해 3730명으로 4년 만에 1200명 넘게 줄었다. 이대로 가면 2~3년 후 연간 출생아 수가 2000명 아래로 격감할 수도 있다.
출생아 감소는 결혼을 기피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고, 결혼을 해도 양육비 부담 등의 문제로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오 도정은 제주의 미래가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율 증가에 달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라도 ‘청년 결혼·출산지원과’ 신설을 조직 개편안에 추가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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