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검찰이 제주4·3 희생자로 결정된 이들 중 일부가 4·3 희생자 결정에서 제외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4·3희생자 68명이 청구한 재심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김종민 국무총리 산하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이하 4·3중앙위원회) 위원이 증인으로 출석,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이는 앞서 지난 12일 첫 번째 심문기일에서 검찰이 “재심 청구인 68명 중 4명이 4·3 당시 무장대 활동을 했거나 의심되는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희생자 결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희생자를 결정하는 4·3중앙위원회에 소속된 김 위원을 증인으로 불러 희생자 결정 과정 등을 듣기로 했다.

증인 신문에서 검찰은 정부의 희생자 결정을 문제 삼는 근거로 보수단체에서 작성한 글귀나 동네 주민의 증언 등을 들어 희생자 결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지 물었다. 또 보수단체에서 작성한 ‘혁명투쟁위원회 간부 명단’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은 “이런 자료들은 이명박 정부 당시 소위 보수 인사들이 명단을 나열하면서 무장대 간부였다고 하면서 만든 자료이며 아무런 근거가 없다. 4·3 당시 통행증이 없으면 이웃마을도 못 갔는데, 어떻게 무장대 조직을 알겠나. 이런 자료들은 신뢰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은 검찰이 문제 삼은 희생자 중 1명에 대해 또렷하게 기억을 한다며 “굉장히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조만간 4·3수형인에 대해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