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사전에 따르면 비상구는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이다. 이처럼 비상구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생명의 문’이기에 폐쇄하거나 적치물로 막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위반행위 적발 시 소방법에 따라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관계자는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비상구 관리 소홀로 큰 피해를 초래한 사건이 있다. 2017년 12월 21일 16시경 제천시 하소동 소재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의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를 냈다. 당시 2층 여성용 목욕탕 비상구는 창고처럼 활용돼 적치물로 가득했기에 사람들은 눈앞에 비상구를 두고도 대피하지 못했고 화마에 변을 당해야만 했다. 만일 관계자가 사전에 정기적으로 비상구를 관리했다면 끔찍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인 재난으로 떠오르면서 그간 방역과 체온측정 등의 조치를 위해 건물 내 다수 출입구를 폐쇄·제한 운영해왔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기인 최근 일상 회복 후에도 미개방 상태로 운영 중인 건물이 많아서 화재 발생 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소방청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폐쇄·제한 운영했던 출입구를 정상화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대피 및 피난 동선 확보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 추진 계획으로는 대상별 맞춤형 소방계획·피난동선·대피 훈련 지도를 위한 관서장 간담회, 주요대상 책임간부 멘토링, 안전컨설팅 전담반 운영이다.
첫째, 관서장 간담회에서는 특정소방대상물(문화집회, 의료시설, 판매시설, 노유자시설, 교육연구시설, 숙박시설)을 방문 또는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한다. 위해정보 공유, 책임자 안전의식 제고, 화재안전 최우선 관리,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폐쇄·제한 운영됐던 출입구 정상관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둘째, 주요대상 책임간부 멘토링은 추진 대상 중 취약시설 위주(대형 마트, 병원, 요양병원, 극장, 영화관, 교육연구, 숙박)로 선정해 책임간부 멘토를 지정한다. 대상처에 방문해 화재초기 대처요령 등 안전지도 한다. 셋째, 안전컨설팅 전담반 운영에서 멘토링 대상 외의 화재취약대상(대형 마트, 병원, 요양병원, 극장 영화관, 숙박시설)을 선정해 현장 방문 화재안전컨설팅을 추진한다.
비상구 안전관리 의식을 일깨워 코로나로 폐쇄했던 출입구를 재정비하고 긴급상황 발생 시 생명의 문이 되어줄 비상구를 확보하자. 더불어 민관이 주도하는 자율안전관리로 안전문화가 국민의 생활에 정착하도록 함께 노력하자.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