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최근 대법원이 제주도청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시위를 하다 재판에 넘겨진 활동가 8명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자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공동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도청앞천막촌사람들’ 소속 활동가 8명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형과 집행유예 1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활동가 8명 중 6명은 지난 2019년 2월 7일 새벽 4시께 도청 본관 현관 차양에 올라가 5시간 동안 제2공항 기본계획용역을 발주한 국토교통부와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규탄하는 농성을 벌였고,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뒤 자진해서 내려왔다.

이때 나머지 2명의 활동가는 바깥 계단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이에 제주도는 옥상 시위를 한 6명에 대해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피켓 시위를 하던 2명에 대해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고발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상고 기각은 앞으로 집회시위의 자유에 부정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된 것을 질문하고, 질문할 통로가 없어 더 높은 곳에 올라간 것이 죄인가”라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왜곡해 법이 답지하고자 했던 정의와 질서를 망가뜨린 공권력에는 무슨 죄를 물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한없이 작은 것으로 겁먹게 하고 위축시키고 쪼그라들게 하는 이 판단엔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며 “국가는 시민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규정하지만 정작 폭력을 행하고 있는 것은 국가가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