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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정부의 첫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에서 분루를 삼켰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가 줄어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도입돼 10년간 총 10조원을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에 투입된다. 기금은 귀농·귀촌인 정착, 에너지환경 개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구축, 청년 창업 등 다양하게 쓰인다.
행정안전부가 16일 공개한 지방소멸대응기금 배정 상세 내역을 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아예 배분 대상에서 제외됐다. 제주의 경우 인구소멸위기에 직면한 읍·면지역과 인구가 많은 동지역이 양 행정시로 묶이다 보니 조사 기준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기초자치단체 대상 기금은 단 1원도 받지 못했고 그나마 제주도가 33억원(광역자치단체별 지급)을 받는데 그쳤다.
기초자치단체 없이 단일 광역자치단체로 묶여 기금 배분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결국 특별자치도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처럼 정부에서 그동안 특별자치도 재정 지원에 인색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과거 특별자치도 제도개선에 따른 중앙부처의 권한·사무이양으로 지방재정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정부 지원액이 갈수록 축소된 양상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 때문에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에서 ‘0’을 받은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 9개 읍·면이 인구소멸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168억원을 확보한 무주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당장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제주도는 인구소멸위험지역인 상황에서도 기금 지원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특별자치도의 순항을 위해선 기금 배분의 제도 개선과 함께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설득 논리를 개발하는 등 향후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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