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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오므라드는 한국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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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8.28  18: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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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총인구가 8.15 해방직후인 1949년 인구조사를 시작한 이래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총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5173만8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 줄었다. 이는 통계청이 8월초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인구센서스방식’에서 나타났다. 태어나는 아이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자연 감소가 2019년 11월부터 이어졌다. 인구분석을 하는 국내외 여러 곳곳에서 2010년 이후 대한민국의 인구가 2020년쯤에 정점을 찍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줄어든다는 경고음을 잇달아 울렸는데, 정작 사실로 나타나 ‘쪼그라드는 대한민국’이 본격화된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급속한 인구 절벽에 직면해있다. 고령화 속도는 경제개발기구(OECD) 32개 나라 가운데 가장 빠른데 비해 출산율은 세계에서 꼴찌를 달리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년 새 42만명 늘어난 반면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15~64세 생산 연령 인구는 34만명 감소했다. 우리는 지난 2018년 고령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는데, 그때부터 불과 7년 만인 2025년에 초(超)고령 사회(고령 인구 20% 이상)에 진입하게 된다. 세계에서 이렇게 고령화가 빠른 나라는 없다. 일본조차 1994년 고령 사회에서 2005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11년이 걸렸다.


 고령화로 경제가 활기를 잃고 재정과 사회보장 비용이 늘어나는 등 역효과를 상쇄하려면 출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출산율 제고 정책은 총체적 실패다.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 사회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저출산 대응 예산을 편성해 15년간 3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단다. 작년에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까지 내려갔다. 세계 최악이다.

 집값이 미친 듯이 오르고, 질 좋은 청년 일자리는 부족하며, 공교육 실패로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데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겠나. 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 못하면 아무리 예산을 쏟아도 저출산은 끝나지 않는다. 지금 청춘세대가 결혼하고나서 집이 없어 전세나 월세로 전전하고 저소득으로 일관되는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정부가 제아무리 출산을 독려해도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통 인구가 30평짜리 내 집 장만을 하는 데는 16.6년이 걸린다. 그것도 아무것도 먹지않고 월급을 꼬박꼬박 모야야 한다. OECD 국가중 2위다.

 게다가 우리나라 청년의 사회 진출은 다른 나라에 비해 늦다.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 취업을 위해 대학 졸업을 늦추고, 이후에도 몇 년간의 취업 준비 기간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군 입대까지 포함할 경우 남성들의 사회 진출은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가능하다. 늙고 쪼그라드는 대한민국이 예상보다 빨리 닥쳐왔다. 양육 수당 몇 푼 더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 그 이외의 주택, 교육, 아동 복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 거대하고도 급속한 ‘인구 지진’을 늦추지 못하면 이 나라의 앞날에 암운(暗雲)이 드리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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