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층간소음 심하다고 이사 갈 순 없잖아요.”

제주시 지역 아파트에 살고 있는 40대 주부 A씨는 최근 잘 시간이 되면 귀마개를 착용한다. 밤이 되면 심해지는 윗집 소음 때문이다.

A씨는 “얼마 전 이사를 온 윗집 사람들이 내는 소음이 심각하다. 밤이나 새벽 시간 말다툼을 하다 물건을 던지는지 자다가 깰 정도의 큰 소음이 최근 들어 자주 나면서 귀마개를 끼고 잔다”고 토로했다.

특히 A씨는 평생 거주할 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를 층간소음 때문에 쉽게 떠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제주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제주지역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1200여 건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66건에서 지난해 35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들어서 지난 6월까지도 170여 건의 층간소음 관련 상담 요청이 접수됐다.

더 큰 문제는 불규칙적인 층간소음 피해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또 신축 아파트 등에만 층간소음 저감 설계가 적용되면서 기존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층간소음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소음 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감정적 대처보다는 생활 시 서로 배려하는 자세를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