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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집중호우와 강력해진 태풍의 최대 피해자는 농업인들이다. 건물과 하천·도로 시설 등은 시공기술의 발달로 폭우와 강풍 피해가 덜한 편이지만 농경지와 시설하우스 등의 피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가속화는 농업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구나 가을 태풍과 가을 장마 빈도가 높아지면서 수확을 앞둔 감귤과 채소 등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여기에 가을철 높아진 기온으로 농작물 파종 시기까지 놓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수확과 파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일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최근 역대 태풍 중 세 번째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 11호 태풍 ‘힌남노’ 역시 시설물보다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다. 제주지역 농작물 피해 면적은 280㏊에 이른다. 전국적으로도 5000여 ㏊의 농작물이 피해를 당했다.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아예 농작물을 파종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여름철 폭염에 이은 가을 태풍으로 마늘 파종 시기를 놓친 농업인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여름철 높은 기온 때문에 평년보다 10여일 늦춰진 마늘 파종이 태풍과 폭우로 땅이 젖어 파종이 더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농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식 농업지도 정책으로는 코앞에 닥친 농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기후 변화에 맞춘 작물별 파종 시기 조정은 물론 기후 변화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작물을 개발해 보급하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해수면 온도 상승률은 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고 한다. 여름철 수온이 7월 0.34도, 8월에는 0.4도나 상승하고 있다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태풍과 집중호우의 직접적인 원인이 해수면 상승에 있으므로 기상 이변은 지속될 것이다. 제주도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농업정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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