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훈 지사의 인사정책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오 지사는 그제(19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자리에서 왜 선거공신과 측근들을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에 임명했느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규정대로 객관적 절차를 준수했다”고 맞섰다.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임명했으므로 규정과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오 지사의 인사행정에는 두 가지 중대한 하자가 있다. 물론 ‘개방형 직위 제도’를 통해 양대 행정시장과 출자·출연기관장 등을 선정한 것은 맞지만 객관적이지 못한 인선이었다. 사전 내정설대로 인사가 진행됐는데 공개 모집이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개방형 직위 제도는 해당 부문에 능력과 자질이 있고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들이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바로 다양성과 개방성이 경쟁력임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을 자리에 앉히기 위한 형식적인 수단으로 전락했다. 일반 지원자들은 결국 사전 내정자를 뽑는데 들러리 역할만 한 셈이다.
오 지사가 간과한 또 다른 하나는 도민정서에 어긋나는 인사를 한다는 점이다. 모든 인사는 자신을 도지사로 뽑아준 도민들의 위임을 받고 대행하는 것이지 도지사 마음대로 전횡하라고 한 것이 아니다. 혹여 인사를 승자의 전유물로 생각해 무소불위식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도민은 원래 개방형 직위 제도 취지대로 선거공신이나 측근을 배제한 공정한 인사를 원하고 있다. 인사의 기본이 무너지면 공직기관도 무사할 수 없다. 능력보다 사적(私的)인 인연에 치우치고 내편, 네편으로 갈려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진다. 더구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린 사람을 제주시장에 임명한 것은 오 지사의 부당한 측근 인사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오 지사는 이제 더 이상 도민정서에 어긋나는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