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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양윤경 … 그리고 ‘해괴한 이벤트’
강정만  |  제주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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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21  17: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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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8기 오영훈 도정의 요직 임명인사 청문회를 보면서 이 앞의 원희룡 도정 당시 고희범 전 제주시장과 양윤경 전 서귀포시장 후보의 청문회가 기억 속에서 문득 소환됐다. 2018년 8월 17일과 20일 고-양 후보로 나눠 열린 당시 청문회 때 기자는 이를 보면서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탄식, ‘참 기가 막힌 사람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사람은 세상이 다 아는 진보진영 인사다. 고씨는 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도 출마했었고, 양 씨는 당시 4·3유족회장을 맡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고 씨가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제주도민들에게 인식시켜준 정치적 성향, 양씨가 회장으로 있던 4·3유족회의 각종 성명 또는 입장발표에서  분류되는 정치 스펙트럼은 이 난에서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무슨 신세를 졌길래…
 원 전 지사는 누구인가? 이 또한 구구절절하지 않아도 알 것인데, 딱 하나만 예를 든다면 그는 2020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 현장에서 당시 김 머시기라는 광복회장의 이른바 ‘좌파적 경축사’에 대해 현장에서 강력히 반발했던 전국 유일의 지방자치단체장이었다. 이런 성향에서 짐작해 보거나, 그동안의 그의 정치 이력을 따져 보거나 원 전 지사는 보수진영 혹은 ‘중도우파’ 정치인으로 이 두 사람과는 ‘물과 기름’의 입장에 있다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런데 원 전 지사는  자신을 위해 선거에서 적극 지지해 주고 운동해 준 소위 측근을 놔 둔채 당선 두 달만에 뭐가 급했는지, 이 좌파적인 두 사람을 ‘협치’ 등의 명분으로 낙점한 것이다. 이 두 사람도 청문회에서  6·13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후보를 돕지 않았다고 말을 했으니 세상은 “참 이상하다. 아니 저(원희룡)를 위해 목숨만 바치지 않고 운동한 사람들이 있을텐데, 무슨 신세를 졌다고 저 두 사람을 저렇게 출세 시킬꼬?” 라고 한 것이었다.

소문만큼 괴이한 ‘협치’
 이왕 내친걸음 청문회장으로 돌아가 민주당 송창권 의원의 질문과 고 씨의 답변을 들어보자, ‘송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도지사를 도왔느냐”고 돌직구를 던졌고, 이에 고(희범) 내정자는 “돕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문대림 후보를 돕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원희룡 후보가 당선이 됐다. 그래서 (제주시장으로) 지명된 것은 아니냐”는 송 의원의 송곳 질문에는 “자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것에 대해 마음 상한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한다”면서 “그렇다고 과거 그런 것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인데, 어떻게 원희룡 후보를 돕겠나”라고 반문했다.’<제주의소리/2018년 8월17일>

 ‘송창권 의원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양(윤경) 예정자를 왜 서귀포시장에 지명했겠느냐”며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간접적으로 원 지사를 도운데 따른 보은인사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양 예정자는 “그러한 의혹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강력 부인했다.’<연합뉴스/2018년 8월20일>

 소문대로 괴이한 일이었다. 원희룡을 당선시키기 위해 죽자사자 뛰었던 소위 측근들은 큰 배신감을 느꼈을 터다. 두 개의 시장 자리에 이 ‘비(非) 공신’을 내정했으니 말이다. 시중 민심도 흉흉했다. 자신들이  우파라고, 보수라고 머리에 띠만 두르지 않았지 대 놓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원 지사가 좌파가 되었다”고 수근 거렸다. 

 원 지사가 선거에 도움을 받지 않고도 한 사람은 협치라는 명분으로 제주시장에, 또 한사람인 4·3유족회장은 1차산업 종사자라는 이유로 각각 행정시장에 임명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희생자, 유족 다 합해 10만명이나 되는 4·3유족의 회장을 1차산업 전문가로 봐 시장으로 뽑았다면, 시험만 봤다 하면 1등 했던 원희룡 지사의 그 ‘능력’도 녹슬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협치였다면 당시 민주당 4선 국회의원이던 강창일 의원이 2018년 8월1일  KBS방송에 출연해 왜 고 씨에게 ‘민주당 탈당’을 요구했을까? 또 원 지사가 농업인에게 시장을 맡기고 싶어했기 때문에 발탁됐을 것이라는 양 씨에게는 “4·3유족회장을 그만두고 해야 한다”고 했을까? 

자리보장? 노후대비?
 ‘측근인사’와 ‘보은인사’라는 지적을 마구 받고 있는 오영훈 민선8기 제주도정에 또 한 사람이 화제를 몰고 왔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ICC JEJU) 대표 이사로 지명된 이선화 전 도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의원을 시작해 지역구까지 거쳤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범보수 진영’이라는 명찰의 124명이 오영훈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했다. 지난 5월 이와 관련된 기사가 떴을 때 기자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범보수 진영’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 재미있었다. ‘범보수 진영’이라면 과연 어느 사람들을 특정하는 것인지, 이 사람들만이 범보수의 대표성이 있는 것인지가 모호했다. 124명 명단을 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공개된 면모 중에는 이름을 들으면 손을 내젓는 그저 그런 인사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침내  ‘제주와 도민을 위한 통합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는 명문장에 이르러 나의 오른팔은 ‘경례 모드’로 들어갔다. 고상하고 존경받을 일이어라!  

 여기에 이 전 의원 이름이 올라가 있다. 오는 27일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중인(衆人)의 들끓는 항담(巷談)이 쇠를 녹이고 뼈마저 녹일진대, 고희범·양윤경에 이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등장한 셈인가? 2010년 7월 개원한 9대 도의회 비례대표로 그를 의원석에 앉게 했던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펀치 한 방을 날렸다. “이 전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범보수 진영의 오영훈 후보 지지선언이라는 해괴한 이벤트를 추진한 당사자 중 한명이다”며 “당시부터 ‘자리보장’, ‘노후대비’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다”고. 9월2일자 논평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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