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일회용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오는 12월부터 전국에서 제주와 세종에서만 시행된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12월 2일부터 제주와 세종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음료 판매 시 일회용컵에 자원순환보증금을 포함하도록 하고, 사용한 일회용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반환하는 제도다.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음료·제과제빵·패스트푸드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당초 환경부는 전국 3만8000여 개 매장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6개월 유예했다. 

이후 12월 2일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제주와 세종에서 먼저 시행하기로 결정, 사실상 재유보했다.

제주와 세종를 대상으로 한정할 경우 적용 매장은 580여 개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주는 400여 개, 세종은 180여 개 점포가 대상이다.

환경부는 선도지역 소비자들과 참여 매장에 기존 계획보다 강화된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와 협력해 반환수집소 등 매장 외 회수처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회용 보증금제로 인해 점포에서 별도로 라벨을 주문하고 배송하는 물류 과정과 이를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부착해야 하는 추가 노동 인력은 부담이다.

살균 포장된 용기를 다시 뜯어 라벨을 부착하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위생 등 품질관리 문제도 따른다. 

대형 직영 매장이 아닌 대부분 소규모 점포로 운영되는 개별 가맹점들은 무인회수기 장치를 두면 가뜩이나 좁은 매장에 공간 활용성이 더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한다.

무엇보다 전국 시행이 아닌 제주에서 우선 시행되는 제도에 대한 업주들의 불만도 크다.

도내 프랜차이즈 업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제주와 세종 업주들은 ‘왜 우리만 먼저 시행하나’라는 입장”이라며 “제주의 경우 섬 특성상 가뜩이나 물류 지연 문제가 잦은데 보증금 라벨 배송 문제까지 겹치면 어떻게 영업을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