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1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 민간특례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주민대표 없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주신문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현행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지침상 주민참여권 배제가 문제될 수 있다는 사정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실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행정이 억지 끼워 맞추기식 지침해석을 내놔 눈총을 사고 있다.

참여환경연대, “주민참여 배제 알고 있으면서 실제 상황서 말 바꿔”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1일 오등봉과 중부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구성될 당시 주민대표와 시민단체 추천 민간전문가가 누락된 사실을 폭로한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이와 대한 행정의 해명을 ‘거짓말’이라고 규탄했다.

 지난 2020년 제주연구원이 발간한 ‘환경영향평가 항목 범위 설정 가이드라인 연구’는 제주도지사 권한의 환경영향평가 시행에 있어 조사범위와 항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이를 결정하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내실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결론냈다.

 그러면서 사업의 영향을 받게 되는 대상지역 거주 주민대표와 환경단체 추천 전문가가 협의회 위원이 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리고 이같은 주장을 펴낸 당사자가 바로 현 도정의 정무특보와 도청 환경영향평가 실무담당자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절차하자 문제가 제기되고 난 이후 이들이 ‘지침상 주민대표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다가 협의회 위원들이 제주사람이기 때문에 사실상 주민대표로서 역할했다는 취지로 사태수습에 나선 것에 대해 “아무말과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혹평했다.

 또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비상식적인 해명을 늘어놓아 “터무니없이 말바꾸기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주민참여’ 기본원칙 빗겨간 제주 환경영향평가 지침 논란 지속 전망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제주의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 위반으로 ‘당연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환경영향평가가 아예 실시되지 않을 경우 평가대상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한다.

 또한 환경영향평가가 시행됐더라도 사실상 하지 않은 것과 같다고 판단될 만큼 부실하게 진행된 경우에도 위법이라는 태도다. 제주도와 동일한 사례에 대해 명확한 판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정이 환경영향평가가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주민참여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협의회 구성·운영의 주체인 사업승인 기관장이 주민대표를 협의회 위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환경영향평가법 규정을 제주도 지침으로 배제할 수 있는지에 대 부정적이다.

 결국 법원의 명확한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오등봉공원 소송 당사자들에게 이 부분을 쟁점화하는데 조력할 뜻을 밝히고 있어 소송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지금껏 도 지침을 근거로 수행된 수많은 환경영향평가의 효력도 부인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