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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다. 예산 편성을 전문가의 영역인양 치부해 온 집행기관과 예산안 심의 의결 기관인 제주도의회가 긴장해야 할 사안이다. 예산의 주인인 도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안일한 타성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눈 높이에 맞춘 예산 편성과 심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제주도가 전 도민을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4주간 실시한 ‘2013년도 예산에 바란다’ 설문조사에는 모두 903명이 참여했다. 분야별 재정투자 우선 순위, 국고보조사업 관련 등 6개 분야·33개 문항의 설문조사에 응한 도민들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경·폐기물 분야(19%), 재난·안전분야(10%), 교통 및 물류분야(7.6%))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역시 도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 해결과 깨끗한 환경, 안전한 생활 여건 조성을 가장 많이 원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민의 요구를 중심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과 아예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아울러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 처리의 원활화도 절실하다. 반드시 예산 편성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현안들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0.6%가 ‘지방보조금 등 비효율적 재정 운용’이 제주의 재정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 지적은 집행기관과 도의회에 보내는 경고나 다름없다. 그동안 민간부문에 대한 보조금 가운데 일부 무분별한 지원으로 ‘보조금은 눈먼 돈’으로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도민들의 예리한 비판을 절대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이곳 저곳 새 도로를 건설하고 대규모 관공서 건물을 짓는 등 토목공사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주민복지와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에 역점을 둬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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