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에서 보복범죄를 우려하는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제주경찰청의 신변보호 조치 건수는 2017년 138건, 2018년 138건, 2019년 185건, 2020년 225건, 2021년 46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229건의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신변보호 조치가 급증한 것은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신고가 늘면서 신변보호 요청도 함께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같은 범죄가 보복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경찰은 범죄 피해자가 보복 등으로 신변보호를 요청할 경우 스마트 워치 지급, 신변 경호, 거주지 순찰 강화, CCTV 설치, 임시숙소 제공, 가해자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제주에서 범죄 피해자들의 신변보호 조치가 늘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녹색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4일 스토킹 보복 범죄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이 살해당했다”며 “제주에서도 신변보호 조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영훈 도정은 출범 당시 ‘여성들의 안전한 삶과 성평등 문화의 조성’을 전략 과제로 제시하며 그에 따른 세부 정책들을 선보인 바 있다”며 “하지만 이 정책들을 실행할 충분한 예산과 강력한 권한이 해당 부서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공약은 그야말로 빈 약속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영훈 도정이 진정으로 여성들의 안전한 삶과 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 따른 과감한 예산을 편성하고 담당 부서에 강력한 권한을 줘야 한다”며 “11월 도의회에 제출할 2023년 본 예산안은 오영훈 도정이 약속한 ‘여성이 안전한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산을 담고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