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에서 개발된 공공기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무더기로 폐기돼 수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 등이 개발한 공공기관 앱 중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635개가 폐기되거나, 폐기 예정·권고를 받았다. 이들 공공기관 앱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188억8579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제주에서 개발된 공공기관 앱 59개 가운데 중복을 제외한 11개가 이미 폐기됐거나 폐기예정, 또는 폐기권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됐거나 폐기를 앞둔 11개의 공공기관 앱을 개발하는데는 최소 2억2000여 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5년 간 이들 공공기관 앱을 사용자가 내려받은 건수는 22만812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폐기된 전기차 충전소 안내앱 17만7708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앱들의 다운로드 건수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귀포시에서 개발한 ‘시정소식지 희망 서귀포’앱은 사용자가 내려 받은 건수가 325건에 그쳐 폐기됐고, 제주도교육청에서 개발한 ‘사이버제주교육박물관’은 149명이 다운로드 해 폐기됐다.

이밖에도 일부 공공기관 앱은 개발비나 다운로드 수 등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고 폐기되면서 적지 않은 예산이 ‘눈 먼 돈’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용혜인 의원은 “공공기관 앱 예산 낭비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대민서비스를 남발하는 전시행정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계획, 등록 단계에서부터 사업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실제 검증 과정을 도입해 예산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