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문=허영형 기자]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당선된 후 도민들이 눈여겨보는 지점은 그의 ‘소통 행보’다.
도지사와 도민의 소통은 안정적 도정 추진의 전제이다. 소통이 자주 여러번 되풀이되는 가운데 도정과 도민사회가 정책의 최대공약수를 찾을 수 있고 추진에도 서슴없이 동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영훈 지사는 그래서 ‘도민 중심 소통’을 전면에 내걸고 부지런히 도민사회에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 100일에서 뒤돌아 본 그의 도민 소통은 의지나 능력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들이 이어진다.
오 지사는 도민 소통을 위한 행보의 하나로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생긴 상처가 남은 강정마을을 방문하는가 하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월정리 마을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 ‘도민 중심 소통’을 키워드로 홍보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제주도청 방송실이 디지털 콘텐츠 제작 시설을 갖춘 ‘빛나는 제주스튜디오’로 탈바꿈해 도정 소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그동안 부서별로 대응해 온 도정 홍보 방식도 협업을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와함께 오 지사는 최근 서귀포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신속하게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서귀포 집무실을 개소해 운영 중이며, 도청 앞에서 열리는 각종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는 도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집무실을 도청 정문쪽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오 지사의 이런 행보를 놓고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일방적인 반쪽짜리 소통’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 지사가 강정마을을 방문한 이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반쪽짜리 행보를 멈추고 진정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길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또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로 주민들이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을 방문 후 도가 내놓은 갈등 해소 대책은 주민들로부터 “주민을 무시하는 일방적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모두 오 지사의 소통행보가 아직도 멀었음을 의미하는 반응들이다.
도지사 집무실 이전과 홍보체계 개편, 서귀포 집무실 개소 등 소통을 목적으로 한 도정의 움직임 또한 아직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정의 인사를 두고도 도민을 무시하는 ‘불통 인사’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취임 100일을 맞은 오 지사의 소통 행보는 ‘요란한 빈수레’라는 지적 속에 있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