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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의 집행기관 견제·감시 기능이 부분적으로 불신을 받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 권력구조가 기관대립형 시스템인데도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도·도의회 상설정책협의회 가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주요 성과인 것처럼 말했으나 ‘집행기관과의 매끄러운 관계’가 바람직한 관계라 할 수 없다.
아무리 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도지사이고 도의회 다수당이지만 기관대립형 권력구조의 본질은 지켜져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제왕적 도지사’의 힘에 휘둘리는 도의회가 돼선 안 된다. 물론 제도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가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해 오 지사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대표적인 의회 경시 형태에 해당한다. 두 기관이 정상적인 관계였다면 오 지사가 도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리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도의회가 오 지사의 선거공신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낸 것은 오 지사의 입장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치 양 기관의 권력구조가 기관통합형 형태와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김 의장은 결국 도의회가 오 지사의 의도대로 운영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견제와 균형의 관계를 유지시켜야 한다. 행정사무 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이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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