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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원도심 살리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 신도시로의 이탈이 더 가속화해 원도심 활성화의 꿈은 영영 멀어지고 말 것이다. 더구나 입주민의 상당수가 구제주 주민일 경우 원도심 피폐화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다소 뒤늦은 감은 있으나 제주도의회 내에서 이곳 민간특례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7일 도의회에서 열린 양 행정시 종합 결산심사에서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연동갑)은 “행정이 도시 재생사업으로 원도심을 살리겠다며 새 도시를 만드는 것은 모순이다. 오등봉공원 사업이 완성되면 자족 기능 없는 도시가 하나 더 탄생하는 것”이라며 “방만한 도시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본지 10월11일자 3면 보도). 특히 도의회는 지난해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통과시킨 잘못을 뉘우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아파트 1429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원희룡 전 지사의 대표적인 졸속 추진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시가 반대했던 이곳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당시 원 도정이 강행 추진하면서 도민사회의 반발과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토지주와 인근 주민 등 시민 285명으로 구성된 도민공익소송단이 민긴특례사업 인가처분 취소를 위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며, 제주도 역시 감사원에 각종 의혹과 관련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사업 추진 여부는 법원의 판단과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갈릴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원도심의 기능은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며, 상수도난과 하수·쓰레기 처리난 및 도시교통 대란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이 사업이 제주시민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사업 중단만이 그나마라도 쾌적한 도시를 유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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