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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의 깃발을 내릴 참인가
김승석  |  변호사 /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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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12  17: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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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 창 뉴스를 보던 중, 최근 오영훈 도지사가 도의회의 도정질문 자리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비전을 손질하겠다면서 ‘국제자유도시의 완전한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좀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팬데믹 대전환 시대에는 국제자유도시 실현이 어려운 구조”라는 吳지사의 발언에는 일정 부분 공감의 여지가 있으나, 국제자유도시라는 개념이 맞지 않아 다른 비전으로 대체하겠다는 말에는 수긍하기 어렵다.


 오늘날 미·중의 패권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의 블록화(bloc economy)’의 역주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중심의 제주경제에서 다른 경제 블록에는 없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면 세계화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을 법하다. 

 지난 29일 국내 최초 10㎿급 이상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사업의 첫 삽질이 있고, 제주도가 야심차게 발표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의 정상 궤도에 진입한 뒤 수소 트램 도입을 통해 도심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함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관광청 신설’ 공약을 실천하도록 국회의원과 제주도정이 쌍두마차가 되어 견인하고, 도의회와 도민 전체가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도 경제 블록화의 위기를 타개하는 또 하나의 길이 아닐까.

 1990년대 초경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21세기 비전과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여 왔는데 그 공통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그랜드플랜을 수립·추진한다는 것이 그 하나, 세계적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국제공항, 국제항만 등의 거대한 인프라 건설이 그 둘, 글로벌 경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하기 자유롭고 편리한 여건을 조성하여 외자유치를 위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노력을 전개하였다는 점이 그 셋이다.              

 예를 들면, 중국 상해의 푸동 지구 개발, 싱가포르의 자유무역항 확장, 말레이시아의 ‘라부안’ 국제금융센터 건립, 필리핀의 ‘수비크만’ 자유무역지대 건설 등등.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출범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위와 같은 선도적 발전전략을 탐색한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과 禹도정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2001년 12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제정돼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까지 20년의 수명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상징하는 엠블렘(emblem)은 사람·상품·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이다. 홍콩의 쇠락과 상해 푸동이 꿈꾼 동북아 허브의 한계 등은 지정학적 주요 거점인 제주도에게 큰 행운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국제자유도시 폐지 또는 수정하겠다는 吳지사의 발언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제주의 투자환경을 위축시키고, 또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차 UN총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자유진영 국가 간 연대’와 ‘보편적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선가귀감’에 이런 선시가 있다.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국은 마침내 후세의 길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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