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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기초단체 창설은 시대정신인가
김승석  |  변호사 /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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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26  17: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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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으로 2006년 7월 1일 제주도에는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의 4개 기초자치단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특별법 제정의 결정적 계기는 제주도가 2005년 7월 27일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시·군을 폐지하고 제주도를 단일 광역자치제로 개편한다는 혁신안이 선택됐기 때문이다. 


 총 투표자수 14만7656명, 투표율 36.7% 중 혁신안에 찬성한 주민은 8만2919명(57%)이고, 그 반면 시군 통폐합 없이 광역과 기초 사이의 권한만 조정하는 점진안에 찬성한 주민은 6만2469명(43%)이다.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하여, 제주시와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2005년 7월 헌법재판소에 자치권한 침해를 주된 이유로 하는 권한쟁의심판(2005헌라5호)을 청구한다.

 헌재는 2005년 12월 지방자치단체의 폐지에 관한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입법 자료의 제공 역할에 그치고, 또한 주민투표 실시만으로는 자치권한의 현저한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했다. 

 기초자치단체의 폐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과 직접 관련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가 가진 지정학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인 다양한 특수성에 주목하여 선진적인 자치분권 모델의 선도 지역으로 삼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에 기초를 두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법제도가 지방자치에 관한 헌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어났고, 지금도 그 여진이 계속되는 중이다. 

 과거의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자는 여론도 있고,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국회도 여야 간에 이견이 있어서 전도가 불투명하다. 

 제주형 기초단체의 창설은 吳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을 분리한 기관대립 형틀이 아니라 기관통합 형틀을 구상한다니, 여든을 바라보는 노구의 마음에 커다란 걱정거리가 똬리를 튼다.  

 필자는 정치와 자치행정의 거대 담론을 말할 식견이나 권한이 없다. 하지만 30여 년 전 제주도개발특별법 시안을 기초했던 법률전문가로서 몇 가지 제언하고 싶다.

 제주시 인구가 50만 명을 돌파하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몸집이 비대화된 제주시를 동·서로 쪼개던지, 준(準)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를 갖는 자치구를 두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시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기초의회는 두지 않고 시장 또는 구청장만을 직선으로 뽑는 것만으로도 주민의 자치역량이 한 단계 성숙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6월 시행되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는 기초단체 폐지 없이 특별자치의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이 점을 원용한다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을 법하다. 

 현행 헌법의 통치기구 하에서 제주 형 기초단체 창설의 실험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 도민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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