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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시민 정책 만족도가 저조하다는 조사 결과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16년 전 기초자치제도가 폐지되고 행정시 체제가 도입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게 주민자치 역행이었다.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주시가 지난해 6월과 12월 시민 1360명을 대상으로, 서귀포시가 지난해 9월과 11월 시민 2576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정책 만족도 평가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총점 100점 만점에 모두 60점대(제주시 68.7점, 서귀포시 68.6점)대로 아주 낮았다. 특히 기초자치의 핵심 부분인 행정자치, 보건복지, 청정환경, 경제농수축산 등 부문의 주민 만족도가 최저 65.3점에서 최고 73.5점으로 90점 이상은커녕 75점 이상도 없었다.
현행 행정시는 제주도지사가 임명한 시장만 둔 행정우선주의 조직이어서 주민의 시정 참여폭이 제도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아울러 행정시장의 권한도 법인격이 아니어서 주민의 의사를 시정에 반영하는데 한계일 수밖에 없다.
바로 주민이 직접 시장을 뽑는 제도로 돌아가야 책임시정을 구현하고 주민의 시정 참여율도 다시 높일 수 있다. 오영훈 도정이 시도하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도입될 경우 여전히 현행 행정시와 유사한 체제여서 진정한 풀뿌리 주민자치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시장을 시의회 의원 중에서 선출하는 내각제형 간선제가 아닌 주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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