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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제주도 예산은 총 7조639억원 규모로 처음 7조원대를 넘어섰지만 지자체가 투자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예산 증가액은 1265억원으로 오히려 올해 증액분 1500억원만 못하다. 각종 법정경비와 국고보조사업 도비 부담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보상금 마련 등을 위한 대규모 지방채 발행으로 1조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채무비율은 13.9%로 전국 평균 10.4%를 웃돌고 있다.
오영훈 도정은 이렇게 재정운용 상황이 좋지 않은 데도 사상 첫 ‘7조원대 예산’이라며 마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처럼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제주도는 전체 예산 중 공무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넘는다. 전국 평균 8%대보다 훨씬 더 높다. 그만큼 다른 분야에 투자할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 제주도에 필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업무관련 예산을 대폭 줄이고 민생예산을 늘리는 것이다. 특히 내년 복지예산은 올해 수준인 22%대에 불과하다. 이미 다른 시.도 지자체는 25~30%대에 이르고 있는 데도 제주도는 여전히 정체상태다. 특히 오 지사 스스로 복지예산 25% 공약을 어겼다.
내년 오 도정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바로 경상경비를 최대한 감액시키는 것이다. 공무원을 증원하지 않고 현 수준으로 동결하고, 도지사 업무추진비를 비롯한 부지사, 실·국장, 실·국·과 등의 업무추진비도 30% 정도 줄여야 한다.
실제로, 경상남도는 내년 예산에 도지사·부지사·과장급 이상 업무추진비를 30%나 삭감했으며, 다른 경상경비도 10%를 줄여 빚(지방채)을 갚는데 보태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도 3급 이상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를 10~30%까지 감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도정이 도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공무원들이 누리는 혜택을 줄이는 진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오 지사는 내년도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를 과감히 감축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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