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한 뒤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제주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48원으로 지난달 31일 1556원과 비교해 92원 올랐다.

올 들어 휘발유 가격이 오른 것은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7%에서 25%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516원에서 615원으로 99원 올랐다. 주유소 마진 등 다른 가격변동 요인을 제외하면 휘발유 값이 ℓ당 100원 가량 인상된 것이다. 

유류세는 정유공장 출고 시점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미 출고된 제품의 소진 시점 등을 고려하면 유류세율 조정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2주 가량 걸린다.

실제 제주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마지막 날 ℓ당 1556원에서 새해 첫날 1565원으로 10원 가량 올랐으나 기존 물량이 점차 소진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이미 출고된 제품이 소진되지 않은 주유소들이 있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제주를 비롯한 전국 기름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한편 역대 최대 폭인 기존 37% 유류세 인하 조치가 유지된 경유 가격은 1700원을 돌파했다.

8일 기준 제주지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09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날 ℓ당 1690원 대비 20원 가량 올랐다.

유류세 인하 조치 등으로 하락 안정세를 보이던 경유 가격은 올 들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