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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책은 결정에 앞서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실에 부합하지 않은 이상적인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영훈 지사가 그제(16일) 서귀포시 옛 탐라대학교 본관 입구에서 발표한 ‘탐라대 부지 활용 기본 구상’이 바로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오 지사는 “이 부지에 핵심 기술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신산업 유망 기업을 육성·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옛 탐라대는 제주도가 부지를 매입한 후 7년간 방치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조속히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겠지만, 이곳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무엇보다 환경적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처음 이곳에 대학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환경을 해치지 않은 교육시설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산업시설 등 기업 용도 개발이었다면 부지 활용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동안 추진한 국내·외 대학 또는 캠퍼스 등 교육시설 유치가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불가능해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전혀 다른 용도의 산업시설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곳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현재 국내외 기업을 유치 중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목적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 유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또 다른 핵심 기술연구단지를 만들어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빌상 자체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지금은 참단과학기술단지에 많은 신산업 유망기업들을 유치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대신에 옛 탐라대 부지는 전국 단위 순수 예술문화(음악·미술·연극 등)와 영화·K팝 등 대중예술 복합문화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제주의 자연과 국내 최고의 관광지라는 이점을 활용하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서귀포시가 각종 운동선수들의 전지훈련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중 전지훈련 캠프 겸용도 가능할 것이다. 좀 더 다양한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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