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한때 인기를 끌었던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1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전국에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인 분양형 호텔은 총 108개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의 경매 물건이 33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처럼 제주에서 많은 분양형 호텔이 경매시장에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데 있다. 부동산 개발 붐이 일었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과다한 공급이 이뤄진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금리 인상까지 겹쳐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분양받은 호텔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경매시장에 나온 분양형 호텔들은 투자자들의 관심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 해외 유출과 국제선 정상화 지연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수익 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양형 호텔 소유자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 운영비도 내야한다.

이 때문에 제주를 비롯해 전국 분양형 호텔 경매 물건 대다수는 1회 이상 유찰 경험이 있다. 

서귀포시 서귀동의 분양형 호텔 한 호실은 지난해 9월 감정가(1억61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4990만원에 낙찰됐으나 낙찰자가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지난달 경매시장에 다시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오는 31일 7번째 입찰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 지지옥션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이 주요 관광지에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공급 과잉 상태였다”면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금리 인상으로 이익보다 손실이 커지는 경우가 생기면서 경매에 나오는 분양형 호텔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