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제주지역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조윤구 과장과 민상오 조사역이 작성한 ‘제주지역 자영업자 대출의 특징과 채무상황능력 평가’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8조6000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61.7%(7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제주지역 자영업자 대출 증가폭은 전국 평균(48.1%)을 크게 상회했으며 17개 시·도 중 세종, 경북 다음으로 3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제주지역 금융기관 전체 여신 중 자영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7.0%에서 48.8%로 무려 11.1%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3000만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6.9% 감소했지만 8개 도지역 중에서 경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제주지역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채무상환능력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차주별 대출 특징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에서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186.4%나 늘어났다. 중소득층에서는 58.5%, 고소득층에서는 53.7%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도내 자영업자 중 대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인 ‘취약차주’ 대출은 3년 전보다 56.6%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큰 비은행권에 대한 자영업자 대출 의존도도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조윤구 과장과 민상오 조사역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자영업자 대출은 확대된 데 반해 채무상환능력은 약화되면서 향후 금융지원 종료, 경기위축시 지역경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