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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정부의 권한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제주특별법에 명시된 국세 이양을 관철하는 것이다. 제주특별법이 시행된 2006년 이후 모두 4660건의 정부 권한을 이양받았으나 국세 이양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17년 째 제주도민을 상대로 시기를 치고 있는 셈이다.
제주특별법 제4조(국가의 책무)는 ‘국가는 제주자치도의 자발적인 성과 제고 노력을 유발하기 위해 국세의 세목(稅目)을 이양하거나 제주자치도에서 징수하는 국세를 이양하는 등 행정적·재정적 우대 방안을 마련하여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대체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나 몰라라’ 해도 되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실제로, 많은 도민은 대폭 이양된 권한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예산이 뒷받침 되지 않은 권한 이양으로 도민들에게 더 쓰여져야 할 지방비만 축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
포괄적 권한 이양 방식의 제주특별법 전부 개정안 마련을 위한 제주도의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지방자치법학회는 최근 중간보고회에서 국방·외교·사법 등 국가사무를 제외하고 제주도지사의 권한으로 가져올 수 있는 68개의 법률 목록을 공개했다. 물론 조세특례제한법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너무 비중이 약하다. 포괄적 권한 이양에 앞서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각각 60 : 40으로 조정(현재 80 : 20)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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