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2차 풍력개발정책 공개토론회가 개최돼 지난달 공개 이후 수정된 '공공주도 2.0 풍력개발 계획'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사진=제주신문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공개적 토론을 통해 조만간 입안을 확정지으려던 ‘공공주도 2.0 풍력개발정책(이하 2.0 계획)’의 2차 공개토론회가 충분한 의견들이 모아지지 못한 채 반쪽짜리로 마무리됐다.

 9일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지난달 1차 공개토론회에서 나온 평가가 반영돼 수정된 2.0계획안에 대한 평가자리가 열렸다.

 이날 제주도가 밝힌 수정 2.0계획안은 풍력단지입지를 공공에서 계획입지로 마련하는 것으로 하고, 공공성 관리기관으로만 역할을 바꾸려던 제주에너지공사를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영환 한국전력거래소 본부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2.0 계획이 시행될 경우 이중적 지위를 갖게 되는 제주에너지공사의 역할을 우려했다.

 최 팀장은 “(풍력이) 무조건 노다지인 사업이 아니”라며 “사업성패가 예측에서 벗어나 컨소시엄 구성 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에너지공사)기관과 기관 책임자가 배임에 해당될 수 도 있다”고 지적하고 “심판과 선수역할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풍력지구지정 이전부터 컨소시엄으로 민간사업자가 사업진행에 관여하게 되는 상황이 오히려 불확실성이 키우고 결국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자의 부담을 늘릴 것이라며,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가람 KBS기자는 컨소시엄을 먼저 선정한 이후 풍력심의가 이뤄질 수정된 절차에 대해 “위원회가 지구지정 신청을 반려할 수 있겠나. 사업자도 에너지공사를 파트너로 착수했는데 최종 지주지정이 안되면 에너지공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석 제주대 교수는 “컨소시엄이 효율적 사업추진이 목적인지 기존처럼 공동으로 사업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인지 2.0계획이 분명하지 않다”며 “모든 사업에 의무적으로 (에너지공사가)참여해야 한다고 시장에 전달되면 규제강화로 읽혀 투자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도민들은 2.0 계획이 당초보다 개선됐다고 자평하는 제주도와 에너지공사의 입장을 토론좌장이 대변하는 듯 진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집중 제기했다.

 2.0 계획에 대해 “옥상옥을 만들었다”고 평가한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도 좌장의 진행방식을 문제삼으며 토론회 막바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 기존 도내 신재생에너지사업과 정책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청중들이 공개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때문에 정작 토론패널들이 2.0 계획에 대한 평가나 추가적인 의견을 내놓을 발언기회를 잃어버려, 이날 이들의 의견을 수합해 조만간 2.0 계획을 입안하고 마무리하려던 공개토론회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채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