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도의회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공공하수처리시설 악취피해를 하수도 사용료 감면으로 완화하려던 조례개정안이 도의원간에 찬반 설전이 벌어지며 최종 부결됐다.

 제주도의회 제413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열린 8일, ‘제주도 하수도 사용 조례’ 개정조례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안은 도내 8곳에 공공하수처리장 주변 마을 ‘주택’에 거주하는 도민들에 한해, 하수도 사용료를 1일 처리용량 규모에 따라 50~60% 경감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환도위 심사단계에서 소속 위원 만장일치로 본회의에 올랐다.

 하지만 중계펌프장이 있는 화북동을 지역구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의원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하수처리시설은 최종 하수처리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계펌프장, 간이 펌프장, 소규모 하수처리장 등 총 676개소가 대부분 마을 안에 있다”며 개정안 통과 저지에 나섰다.

 강 의원은 “(펌프장 등에서도)똑같이 일상 악취와 시설 노후화와 시설 용량이 넘어설 때 넘치는 오수 문제는 (공공하수처리장과) 매 한 가지”라며 “최종 하수처리장 설치 지역 일부 주민에게만 감면해주는 조례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지역에서 주거 형태가 다른 가구는 해당되지 않는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거주하지 않지만 영업장을 가지는 사람들도 제외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로 감면 민원이 빗발치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냐”고 의회를 설득했다.

 송창권 의원도 이에 맞섰다. “중계펌프장은 처리규모가 작다. 시설을 보완해서 악취 발생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나가야 된다”며 펌프장과 하수처리장 시설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는 특별한 희생을 받는 곳에서는 특별한 보상을 이뤄져야 한다”며 오히려 도내 수많은 중계펌프장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을 감축하고 하수도 감면료로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전체 의원의 표결에 부쳐진 하수도 사용 조례개정안은 찬성 16명, 반대 11, 기권 5명으로 부결되고 말았다.

이번 사안처럼 의원발의 조례가 동료 의원에 의해 가결이 저지된 것은 흔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전·현직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자 같은 당 소속 의원 사이에서는 이례적인 경우로, 기초시설을 둘러싼 지역구 간의 형평성과 민감한 이해관계를 보여준 사례로 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