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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철 시인 |
1981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시조로 등단해 40여 년간 줄곧 제주도를 노래해 온 오승철 시인이 '다 떠난 바다에 경례'를 그의 여섯 번째 시집으로 펴냈다.
시인의 원숙함을 읽어낸달까, 시인의 삶의 초월을 읽어낸달까, 책을 받아 들고 손바람 소리 내며 황급하게 걷는 시집 속에서, 기자는 시인이 혼신을 다해 그려낸 시상을 그렇게 상상하며 읽어 냈다.
'온다 간다 말없이/억새 물결 갔 다니/ 온다 간다 말없이/장끼마저 갔다니/ 양지꽃/등을 끄려나/저혼자 남은 오름
' <혼자 우는 오름/다 떠난 바다에 경례/황금알(2023) 52쪽>
이 시 한 편에서 지독한 외로움 과 정(情), 맑고 고운 시인의 '빛깔' 을 동시에 봤다면 시를 모르는 기자의 착각일까? 아닐 것이다.
기자는 한 달전 그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지인들과 함께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이 시집 발간을 예고한 후 "내 생애 여섯 번째 시집 은 정말 기대 못했다"며 "이것은 장손을 안고서 죽는 기쁨"이라고, 그 날 우리에게 자랑했다. 그가 여섯 번째 시집에 얼마나 기대를 걸었으면 이렇게 표현했을까.
'해설'을 쓴 박진임 교수의 시집 평 중 다음의 글을 보도록 하자. "오승철 시인은 완전히 밝은 하늘의 빛도 집어등도 다 꺼진 캄캄한 어둠도 아닌 어슴 푸레한 빛의 시간을 노래하고 있다. 황혼일 수도 있고 여명일 수도 있는 그 미묘한 시간대를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얼마전부터 투병 중이다. 이 시집은 어쩌면 그의 '무기'가 될 것이다. 시인으로서 살았던 그의 삶의 광휘를 더 찬란하게 하면서 그의 일상으로의 회귀에 아주 튼튼한 레 일을 깔 것으로 기대한다. 그의 이 시집은 평자가 평한대로 그 '여명의 시간대'로 이끄는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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