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신문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불놓기 행사가 취소되며 차질을 빚은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성 재론을 시사했다.

 13일 오전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을 가진 오 지사는 간부 공무원들에게 시대 흐름 변화와 대전환 기조를 도정정책과 행정 전반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날 마무리 된 2023 제주들불축제를 거론했다. 

 전국에 내려진 산불경보가 최근 잇따른 산불발생으로 ‘경계’단계로 상향되며 올해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오름불놓기’가 행사일 직전 취소됐다. 지난해에도 강원지역 대형 산불발생으로 취소된 이력이 있어, 초봄 산불이 집중되는 시기에 개최되는 들불을 피우는 행사의 타당성이 연일 언론과 도민사회에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제주들불축제에 참석했던 오 지사는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폭설·폭우·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들불축제 만이 아니라 모든 사안에 걸쳐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계속 확인해야 한다”며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번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일 불 관련 행사들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알린 강병삼 제주시장이 제주들불축제 평가위원회가 올해 축제의 성과를 분석하며 개최시기와 불 놓기 프로그램, 환경단체의 비판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오 지사의 이같은 발언이 평가위원회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