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찰이 올해로 65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훨씬 지난 셈이다. 65년 세월을 겪으면서 이제 경찰은 국민들의 과거 잘못 인식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검찰 못지않은 실력과 능력을 갖춘 엘리트들이 포진해 있다. 국어사전에 보면 경찰은 국가 사회의 공공질서와 안녕을 보장하고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의 예방과 피의자의 체포 공안의 유지 따위를 담당한다고 나와 있다. 현 시대에 경찰은 우리 국민에게 어떤 존재로 비춰지고 있는가? 권력집중 현상이 강했던 과거에는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몽둥이라고 비꼬는 상황으로 몰아갈 만큼 분명 문제가 있었다. 오늘의 경찰은 어떠한가? 경찰을 무서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없을 뿐 더러 경찰 내부에서 조차 정치에 휩쓸리다 보니 주권이 없다. 어찌 보면 정치의 희생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경찰 알기를 우습게 안다. 살다보면 무서워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데, 두려움은 공포로 이어지고 무서움은 기강이 문제된다. 경찰이 흔들리면 사회기강도 해이해진다. 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면 사회의 근본이 흔들린다. 요즘 경찰을 심하게 말하면 민중의 지팡이도, 민중의 몽둥이도 아니고 그저 「동네 북」이다.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때리면 맞고 돌부리에 걸리면 넘어져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공공질서와 안녕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진정 이러한 경찰의 모습인지 묻고 싶다. 전직 경찰의 한 사람으로서 요즘 경찰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헌법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규정을 두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은 제195조와 196조를 통해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검사-경찰 간 주종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검사가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통해 수사권을 독점하고, 경찰은 수사보조자의 지위에 지나지 않도록 규정하였다. 더 나아가 검사만이 판사에 대하여 영장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소독점주의를 둠으로써 민주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헌법사항으로 규정하여 검사의 수사권한을 강화시킨 것이다. 이것은 수사의 주체는 검사이며, 사법경찰관은 수사의 보조기관에 불과한 것이다. 검사의 사법경찰관리는 상호협조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는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수사에 관한 일반적 지휘권과구체적 지휘권을 가지며,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수에 있어서 소관검사의 직무상 발한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이러한 기형적인 제도아래서 경찰은 65년이란 긴 세월동안 검찰의 간섭과 그늘에 가려져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