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공항 기본계획(안)의 개괄적인 시설규모와 상생방안이 공개되며, 도민 경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귀 기울이고 있다. 사진=전아람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제주 제2공항 첫번째 도민 경청회가 찬반 격론의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도 무사히 마무리됐다.

 29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수백명의 도민들이 모인 가운데 찬반 의견을 내기에 앞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제2공항 기본계획(안)의 개괄적 내용을 공개했다. 

 제2공항은 지난 2015년 사전타당성 검토단계서 4600만명에 이르던 예측수요보다 다소 줄어든 2030년 2441만명, 2055년 3969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재산정한 감소율도 3.4%에 불과, 시설규모를 줄일 정도의 유의미한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제2공항은 계획규모의 큰 변화없이 B747-8, A380 등 대형항공기의 이용가능성 고려한 대형활주로가 건설된다.

 예정지 인근의 오름을 절취하지 않아도 활주로 마련이 가능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현 제주공항의 높은 활주로 이용률과 급변풍(윈드시어)에 의한 항공기 운항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제2공항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며, 당초 국토토교통부가 발표한 기본계획대로 순수 민간공항, 친환경 공항으로 건설된다는 내용이 도민들에게 공개됐다.

 이후 그동안 찬반 여론을 주도해온 대표 인사들이 각 측의 정리된 입장을 발언했다. 

 먼저 반대측 대표로 나선 박찬식 제주가치 대표는 제2공항이 타 공항과 다른 조류충돌 위험성 판단 기준이 적용됐다고 의혹을 던졌다.

 “고령화 변수를 반영하지 않는 점은 국토부도 인정했다”며 기본계획 상의 항공수요 예측이 잘못됐다고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국방부가 제2공항을 군사공항화 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제주가 불바다가 된다. 4·3보다 더한 일이 제주에 발생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국토부가 주민투표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의견수렴 절차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제2공항이 건설되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자 한 도민이 발언자를 향해 소리쳤다. 사진=전아람

 오병관 성산읍 제2공항추진위원장은 “토지수용과 소음피해를 겪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진짜 피해이기 때문에 반대는 당연하다”면서도 “잘못된 세력이 개입해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는 용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그러면서 “실질적 피해주민 보상에 정부가 최선을 다하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소음피해 지역주민들에게는 인센티브 부여 등 피해보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후 도민 개개인의 다양한 의견표명의 시간이 이어졌다.

 상대측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일부 청중이 목소리를 높여 야유를 보내거나 반박 의견을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이나 갈등의 격화를 우려한 찬반 단체 관계자들이 적극 제지하며 다행히 큰 소요는 없었다. 

 이날 제2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주민들은 “주민투표는 이해당사자인 성산읍 주민들이 하는 것”, “어느 공항이든 전시에 군사공항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며 반대측에서 제기하는 주민투표 요구와 의혹을 반박했다. 관광업계 종사 도민은 현 공항의 빈번한 이착륙 지연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반대 주민들은 “국방부가 군사공항이 아닌 것을 밝혀야 한다”든가 “제주의 밭들이 없어져 공항건물이 들어서면 제주다움을 잃어버린다”며 군사공항 의혹, 환경훼손 문제를 적극 부각했다. 기존 환경영향 조사가 잘못됐다며 국토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하며 제2공항의 불필요함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