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을 이겨내고 봄이 왔다. 봄이라는 계절에 걸맞게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여 아지랑이까지 함께, 계절의 진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것 같아 기분 역시 해맑다. 연못의 붕어도 태양 빛에 따스해진 물가로 나와 하늘을 향해 입맞춤이나 하려나 입을 하늘로 내밀며 얘기를 하는 듯하다. 작은 화분에 피어 있는 벚꽃에 이름 모를 벌레 한 마리가 일용한 양식인 듯 꽃과 마주하고 있음을 보며, 역시 봄은 모든 만물이 기다리는 간절한 계절임을 나는 내 느낌으로 실감한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사람의 냄새가 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서로 왕래하며, 소통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더더욱 사람을 좋아한다. 38년의 교직 생활에서 아이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지금도 그러할 시끌벅적한 학교라는 울타리가 너무 좋아 상상을 한다. 많은 학생이 정감으로 어울리고, 때로는 싸움도 하면서 전쟁터 같은 시끄러움과 조용한 학습 분위기 토론 등, 이 모든 것이 학교라는 작은 집단에서 이루어졌으며,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38년의 생활은 지금도 사람 좋아하는 분위기가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표출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