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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그제(1일) 제주4·3을 왜곡·폄훼하는 등의 발언을 한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확정했다. 한참 뒤늦은 결정이지만 4·3희생자 유족회 등의 요구대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징계 개시 자체보다 어떤 징계를 할 것인지 징계 수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태 최고위원은 “제주4·3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발언으로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으며, 김 최고위원은 “제주4·3사건 추념일은 격이 낮다”는 등의 잇단 설화(舌禍)로 큰 물의를 빚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제주에 내려와 잘못된 발언에 대해 4·3유족회에 사과했으나, 태 최고위원은 유족회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는 8일 두 최고위원을 불러 소명을 들은 후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인데 역시 징계 내용이 지대한 관심사다. 일각의 예상대로, 일단 ‘설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쇼적 징계’일 경우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혹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체된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형식적인 징계를 하려는 것이라면 차라리 징계를 하지 않음만 못하다.
국민의힘 윤리위의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4단계로 돼 있다. 경고는 말 그대로 ‘앞으로 조심하라’는 의미 외에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는 형식적 징계에 속한다. 이들의 계속된 부적절한 발언 행위는 당에서 축출되는 탈당 권유와 제명까지도 고려돼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당이 진정으로 4·3의 화해·상생 정신과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두 최고위원에게 스스로 탈당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고강도 징계가 어렵다면 적어도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는 내려져야 한다. 특히 4·3을 왜곡하고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태 최고위원에 대해선 탈당 권유까지도 고려돼야 한다. 중징계를 통해 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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