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일부 의료기관에서 건강을 해칠 정도로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과다하게 처방하고 있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이에 제주에서도 마약류 식욕억제제 과다처방에 대한 실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건수가 많은 전국 5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5개 의료기관 모두에서 식욕억제제를 과다처방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약류 식욕억제제란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대표적인 식욕억제제 성분으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암페프라몬), 마진돌, 펜터만+토피라메이트복합제 등이 있다.

식욕억제제의 효과는 식욕억제를 통한 체중감량 하나인데 부작용은 매우 다양하다. 향정신성 의약품 특성상 정상적으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더라도 중독이 쉽게 발생하며 이로 인해 정신분열증과 비슷한 정신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3개월 이상 투여하거나 반복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경우, 폐동맥 고혈압 위험도 커진다.

지난 2월에는 제주에서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한 부작용으로 난폭운전을 일삼고 경찰차와 버스 등을 들이받은 2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부작용이 큰 식욕억제제의 과다처방이 의료기관에서 실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제주에서도 식욕억제제를 쉽게 처방해주는 병원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커뮤니티를 확인해본 결과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처방해준 식욕억제제 성분이 약한 것 같아 ‘더 강한’ 식욕억제제를 구할 수 있는 병원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해당 글에는 수십개의 비밀 댓글(작성자만 볼 수 있는 댓글)이 달려있었고 일부는 자신에게도 병원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식욕억제제 처방을 잘해주는 병원을 알려달라는 글도 있었다.

이와 관련 도민 A씨는 “최근 청소년들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식욕억제제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인데 병원에서 과다 처방을 받아 되팔기 때문”이라며 “과다 처방을 막는 것이 시급해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