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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보류 추경 합의, 나눠먹기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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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9  19: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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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 보류 사태까지 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싸움이 제주도가 한발 물러서면서 해결되게 됐지만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 26일 도의회를 방문해 김경학 의장에게 민생을 위해 추경예산 집행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도의회는 “좀 더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오 지사의 약속을 받고 다음달 5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형식적으로는 도의회와 소통하지 않은데 대한 오 지사의 ‘반성’과 “도민에게 송구하다”는 김 의장의 언급이 있었지만, 본질인 기관 이기주의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도민의 비판을 두려워한 양측이 사태를 봉합하는 선에서 추경안 처리에 의견을 같이한 셈이다.
 
 집행기관과 의회는 공생관계이면서 견제의 관계이기도 하다. 기관대립형 기관 구성 형태에서 ‘공생’은 부적절하다. 그렇다고 정도를 벗어난 견제가 만능은 아니다. 상호 견제가 지나치면 투쟁적 관계가 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도민들이 바라지 않는다.

 
 이번 추경안 원포인트 처리 합의에 공생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도의회가 심사 보류라는 극한상황으로 간 가장 큰 이유는 읍면동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예산안 처리가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속성상 집행기관은 선거구를 의식한 도의원들의 지나친 예산 편성 요구를 달가워하지 않는 반면, 도의원들은 선거구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예산 확보에 혈안이 된다. 이번 추경안 원포인트 처리가 제주도의 양보에 의한 불합리한 읍면동 예산 추가 편성일 경우 나눠먹기식 예산이 될 수밖에 없다.
 
 처리 결과를 보면 알 게 될 테지만, 당초 추경안이 대폭 삭감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도의회가 요구하는 예산 반영 여부가 크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 나눠먹기는 결국 공정의 예산편성 원칙에 위배돼 도민적 불신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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