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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하며, 친구들과 철없이 놀던 동네에서… 초등학교의 운동장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고 길게 보였는데… 대나무 낚시로 바닷가를 찾았었는데… 발가벗고 해수욕을 하던 시절엔 부끄러움도 잘 몰랐었는데….
지금은 가버린 어린 날의 옛 추억이 주마등처럼 나의 뇌리를 스치어 지나간다.
배고픈 시절의 이삭줍기는 나와 동료에겐, 나 먼저 먹기라는 욕심이 앞서기도 했었지… 입술에 새까맣게 묻은 고구마 진은 지금도 남아있어 그 배고픔을 내게 알려주는 것 같다.
중학교 시절에는 동내 집에서 만들어 파는 찐빵이 나는 제일 맛있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돈이 없어 친구에게 얻어먹었을 때 그 진미는 지금의 어느 고급 빵하고도 바꿀 수 없는 꿀맛이었기 때문이다.
섬이라 갈 곳이 한정되어 있어 집과 학교 그리고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닷가뿐이었음을 나와 어린 벗들은 다 알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고등학교 시절 역시 먹거리가 부족한 농·어촌에서의 삶이란 참 어려움을 모두가 다 함께 견디며 보냈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노래의 가사처럼 무럭무럭 자라서 청년이 되었고… 장년이 되어 직장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그리고 정년 퇴임도 한 현시점에 손주들도 있는 나이가 지금은 되어 있다.
얼마 전에 가 본 초등학교 운동장이 너무 작아 보였었다. 그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고 길었었는데~ 그때는 키가 아주 작아서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대나무 낚시에 멱을 감던 바닷가는 지금도 남아있어 나만 늙었지 그대로 있었다.
앞서 얘기했던 숨바꼭질 장소에 있던 초가집은 모두 다 어디를 갔는지 현대식 건물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나 우리가 지나다니던 그 길만은 그대로 그 윤곽을 가지고 있어 100년이 지나도 고향의 길은 잃지 않을 것 같다.
그 길을 걷다 치매가 걸리지 않는 한 말이다.
그때는 고향을 가려면 연락선으로 제주에서 3시간 이상이 걸렸는데 오래전부터 1시간이 조금 넘는 쾌속선, 2시간이 조금 넘는 대형 연락선이 내 고향을 오가고 있다.
상하 추자도의 연결 다리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71년경에 만들어 짐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물이 귀해 수시로 식수문제 때문에 하늘만 쳐다보던 초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담수화의 발전 시설로 허드렛물은 걱정이 없는 섬으로 내가 2000년도 추자중학교에 평교사로 근무할 때 생겨남을 기억하며, 지금도 생생하다. 담수화 시설 준공식에 참여했던 그 날이…
그러나 후퇴한 것도 있다. 약 40년 전에는 헬기가 다녔는데 지금은 다니지 않고 있다. 그 헬기를 타고 고향을… 지금은 장년이 된 어린 내 딸과 함께, 여러 번 다녔었는데 말이다.
그 헬기가 지금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환자 수송도 하고…
나는 그때의 헬기장의 이모저모의 모습들을 머리에서 토해 내며, 소망하고 있다. 다시 그런 날이 오길 고대하면서!…
지금 위에서 열거하는 섬에 대한 변화상 등은 내 소 시절과 오늘에 이른 약 60여 년의 기간에 생겨났으며 바뀐 것들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변화 속에서 달라진 것은 어제의 젊음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 곁 지인들의 작고를 비롯한 벗들의 세상 떠남, 그리고 세월이 가져다준 문명·문화의 행태 등 너무 많은 변화가 나를 슬프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는 것이다.
그 젊었던 시절에는 제주시 거리를 정말 많이 누비고 다녔는데 말이다. 그저 아무 목표도 없이 저녁마다 이정표 없는 거리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헤맨 것 같은 느낌만 지금 있는 것 같다. 아무 실속도 없이 말이다. 결론은 젊음 그 하나만으로 말이다.
그때 같이 다니던 남이 형님은 5년 전에 이미 고인이 되어 세상에 없다. 지금!~ 심히 그립다.
예나 지금이나 내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은 같다. 다만 발전된 모습에서 내 뇌리에서 지워진 도시의 잔상만 있을 뿐이다.
그때는 집도 절도 없는 뜨내기 신세였다면, 지금은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생겨, 한그루 등의 나무를 심을 수 있고 주름진 건강을 적극 관리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내겐 바뀌었으면 바뀐 거라 말할 수 있겠다.
나이든 노인의 한마디를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힘차게 그리고 알차게 내일의 삶을 준비했으면 하고…, 지금의 향락은 순간일 뿐이다 라고….
건강도 지금!~ 젊을 때 챙기라고~ 건강을 훔쳐가는 것은 넘치는 “술·담배 사랑”, 그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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