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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그제(17일) 여성단체가 반대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위기 임산부 및 위기 영아 보호·상담 지원 조례안’을 수정해 가결시켰다. 왜 굳이 제주여민회 등 국내외 많은 단체가 ‘베이비박스’ 관련 조례 제정이라며 반발하는 조례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부모와 자녀의 안전한 출산과 양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례 제정의 목적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례안이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부모가 베이비박스(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든 상자)에 쉽게 갓 출산한 아이를 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건복지위가 2차례 열린 공청회에서 이러한 유기 우려가 제기된 데다, 여성·인권단체 등이 집단 반발하자 당초 조례안에 포함됐던 ‘베이비박스’ 문구를 삭제했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조례안 제5조에 명시된 ‘사업의 효율적 잔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센터를 설치하고 공공기관 또는 민간기관 등에 위탁 운영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특히 민간위탁시 베이비박스가 설치돼 자칫 영리목적 또는 아이의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여성단체 등의 우려를 무시해선 안 된다. 도의회 본회의는 조례안에 반대하는 여성단체의 주장을 수용해 더 많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때까지 조례안을 강행 처리해선 안 된다. 다른 지방이 진행 중인 관련 조례안을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간다면 여성단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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