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이용된다는 구상나무는 제주의 상징이었다. 구상나무는 육지에 높은 산에서도 일부 생육하나 한라산에 많이 자생하는 고유종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종이다. 주 원인은 기후변화 등에 따른 강한 태풍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라산 구상나무 면적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보도는 이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1년전 발표한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약 1만3000그루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시점에서 구상나무는 29만4431그루로, 2017년 30만7388그루보다 1만2957그루(4.2%)가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어린 구상나무 출현은 고사목 발생량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며 분포 면적은 줄었다.2017년 구상나무 분포면적은 638㏊로 조사됐지만 4년 뒤인 지난해에는 606㏊로 집계됐다.전체 고사목 중 66.1%를 차지하는 고사목 8571그루가 한라산 동사면에서 확인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제는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의 암꽃(암구화수)마저 개화량이 지난해에 비해 92.7%가 감소했다는 발표가 지난 18일 있었다. 구상나무의 성쇠는 제주도가 심각한 기후환경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증좌다. 구상나무의 복원에 당연히 매달려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모든 분야에서 제주도 나름의 철저한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구상나무가 겪는 위기는 제주도민이 겪는 위기이기도 하다. 이미 제주도민을 향한 기후변화의 ‘위협’이 기세 등등한 데 우리는 느긋하게 대처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사되고 있는 구상나무의 참담한 소식을 들으며 뒤돌아본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