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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서귀포의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부실한 진료비 관리와 직원들의 업무태만 백태가 드러났다. 부조리의 척결, 공직기강이 국가적 사명이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서귀포의료원의 부조리 실상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도 감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 자료는 이곳의 근무자들의 공직에 대한 태도를 명명백백히 나타내 주고 있다. 도가 입만 열면 공무원 청렴도를 자랑해 왔는데, 서귀포의료원의 비리 백태는 아직도 제주 공무원 사회의 부패비리 척결은 멀고 먼 길이라는 것을 증언해 준다.
본지 26일자를 보면 서귀포의료원의 한 간부는 2020-2022년 기간 동안 총 150일을 결근을 하는 등 기관 전체의 근무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탁 운영중인 권역재활병원의 진료비 관리는 이게 도대체 공직사회인가. 구멍가게도 이보다 낫겠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지난 2014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이 병원에서 발생한 진료비 중 심평원에 비용 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아 누락된 것만 2억3000만원이다. 더욱 문제는 진료비 명세서 발행·관리 담당자가 일부 내역을 임의로 삭제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서귀포의료원은 이 같은 사실을 방치했다. 이를 알지 못했다고는 하나 공모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대목이다. 이것은 수사로 밝혀질 것이지만, 과연 수사에서는 제대로 밝혀질지 주목된다.
감사위는 원장에게 재정손실 재발에 대한 관리와 감독 주의조치를, 전자기록을 삭제한 담당자에 대해서는 중징계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 및 수사의뢰를 기관에 통보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드러난 비리에 대해 궁극적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석에 주의조치 정도로 내린 것은 매우 미흡한 징계조치다. 규정상이라고 할지라도 공무원 내부의 봐주기식 행태가 아닌가 하는 비판은 당연하다. 이런 미지근한 책임추궁이 공무원 사회의 비리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충분조건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감사위원회의 이런 처리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
지금 어느 시대인데 이런 비리와 부조리가 버젓이 저질러지는가? 이곳의 원장이나 관리직은 대체 공직이라는 업무를 수행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어떤 경로를 거쳐 임명된 원장이며, 어떤 과정으로 관리직 공무원들은 자리에 앉아있는가? 실로 개탄스럽고 실망스러운 서귀포의료원 비리 백태를 보면서 도민들은 땅을 칠 것이다.
이곳은 민선 시대들어와 선거공신의 친인척을 기용하는 인사를 하는 등 말썽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빽’이 통했던 곳으로, 대한민국 공직기강의 사각지대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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