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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제주, 미래제시 정책 실종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제주가 신음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제주지역 예금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전과 비교해 3.4배 증가해 전국 최고, 제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부동산가격 하락율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렸던 관광산업도 급격히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
제주경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와중에 오영훈 지사가 내놓은 대표공약과 도정 경영 행태를 보면 미래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없다. 현실감각도 없고 미래비전도 없는 꼼수 정책추진으로 제주의 재정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있다는 걱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 지사의 대표정책인 ‘15분 도시’ 그림안에 들어간 수소트램 건설, 도심지 공원조성. 그리고 임대주택주택 7천호 공급 등 도심지 내 수천억원 이상의 거액이 투입돼 대규모 토지매입이 필요한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트램은 수천억 시설비와 매년 운영적자가 예측된다. 전국 최고로 얼어붙은 제주의 분양시장에 대규모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중문골프장까지 매입하려는 시도하고 있다. 도민이 힘들여 낸 혈세주머니는 도지사가 아무렇게나 꺼내쓸 수 있는 화수분인가,
오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대부분 제주도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초래하는 길로 갈 것이 예상돼 우려스럽다. 민선8기 4년이 제주가 되레 거꾸로 20년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가뜩이나 도외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도내 공동주택건설시장인데, 제주의 건설사들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리는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 정책은 ‘미래를 걱정한다’는 도지사가 할 일이 아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6일 ‘15분 도시 제주’ 용역 중간 보고회 열어 제주를 30개 권역으로 나눈 15분 도시 생활권 기본구상안을 내놨다. 15분 도시 비전으로는 ‘편리한 생활의 시작’을 제시하고 15분 도시를 ‘도민이 가까운 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도시’로 정의했다. 도민들의 근접 생활권 내 클린하우스, 유치원·어린이집, 도시공원, 의료시설들을 확충하기 위해 보행환경개선, 자전거·대중교통 활성화, 도심 공원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빈수레 공약 폐기해야
빈수레가 요란하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이렇게 현실성, 미래비전도 없이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게 될 맹탕정책이다.
저출산 인구위기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현재 있는 시설도 줄여할 판이다. 클린하우스는 김태환 전 도정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15분이 아니라 도보 5분이면 대부분 이용할 수 있어 편리성과 접근성에서 거의 완벽히 운영되고 있다.
대중교통 활성화는 원희룡 전 도정에서 수천억원을 들여 준공영제로 전환하면서 버스전용차선까지 개설했다. 수송분담율은 답보하는데 도민혈세 1천억 이상이 매년 들어가고 있다. 읍면을 제외하고는 병의원, 상업시설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도심지 공원과 체육시설 등은 50만 도시 기준으로 부족하지 않다.
이런 여건 속에서 ‘15분 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내실보다는 포장지만 화려한 정책이다. 다른 속내가 있지 않냐는 공약(空約)으로 의구심을 던지는 소리도 있다. 제주연구원도 중간 보고회에서 공개한 수준의 정책밖에 내놓을 수 없다면 차라리 일선 공무원들에게 정책연구를 맡기고 문을 닫는 게 제주미래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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