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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에 따른 도민의견 접수 결과는 주민투표 요구가 압도했다. 오영훈 지사가 “주민투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토교통부에 주민투표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제주도가 4차례 실시한 도민경청회와 온·오프라인 의견수렴에는 총 2만5746명이 참여했다. 특이한 점은 이 가운데 50.7%인 1만3060명이 ‘주민투표 실시’ 의견을 냈다는 사실이다. ‘건설 추진’ 9334명(36.3%), ‘건설 반대’ 3283명(12.8%)의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찬·반으로 갈린 도민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역시 직접 찬·반 투표 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도민이 많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특히 제2공항 찬·반 주민투표 문제를 제주도가 아닌 국토부의 입장에서 보는 오 지사의 시각이 의문이다. 제주도는 도민의견 수렴 결과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으므로 마땅히 이를 국토부에 요구해야 한다.
설사, 국토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 해도 도민 갈등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안이 주민투표임을 국토부에 요구하고 설득시켜야 한다.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어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며, 국토부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진행할 수 있지만 이미 국토부는 공개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힌 바 있다”는 오 지사의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도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도지사라면 도민의 요구부터 들어줘야한다. 도지사에게는 주민투표 요구를 묵살할 권한이 없다. 도민은 안중에 없이 마치 국토부의 대변인처럼 말하는 오 지사의 모습은 도지사이기를 포기한 사람처럼 보인다.
혹시 그렇지 않으면 안 될 무슨 책잡힐 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국토부가 주민투표를 수용하든 안 하든, 주민투표를 원하는 주민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무유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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