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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 탄소 배출이 줄어 쾌적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이 고가의 전기차를 구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기차 민간보조사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5000대를 목표로 보조금을 지원한 제주도는 하반기에도 3100대분을 지원한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은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크지만 아직까지는 막대한 예산지원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 전기차 보급대수만큼 휘발유·경유 차량이 줄어야 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날텐데 되레 유류 사용 차량은 더 증가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목적은 평가할 일이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없는 전기차 확대 보급에 언제까지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을 것인가. 올해 6월 현재 도내 전체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약 8.8%(3만6305대)에 이른다. 연말 쯤에는 9.5%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전기차 구입비 지원을 통한 민간 보급 사업의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한다. 화석연료 차량 증가를 놔둔 채 전기차 보조금 지원사업을 계속 펴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국내 전기차 가격(승용차 기준)은 대체로 4300만원에서 6300만원이다. 더 비싼 전기차는 8000만원이 넘는다. 올해 제주도가 지원하는 전기차 구입비 보조금은 일반승용차 최대 1080만원(국비 680만·도비 400만원), 화물차(소형) 최대 1700만원(국비 1200만·도비 500만원) 등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기차 출고 가격을 지금보다 약 1000만원 정도 낮추도록 자동차회사에 독려하는 것이다.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더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이 예산을 서민복지와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그게 예산투입의 효용성 면에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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