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미분양 주택 적체가 심각해졌다. 이에 시행사의 돈줄이 막혀 시공사는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 임금 문제가 곳곳에서 돌출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건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입주가 시작된 83세대 규모의 제주시내 한 공동주택은 현재도 잔여 물량에 대한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425세대 대단지로 건설 중인 한 아파트의 경우 1, 2차 청약에서 무려 310세대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제주에는 1900호가 넘는 미분양이 쌓여 있다.

여기에 금융 대출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공사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정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제주시내 모 건설 현장에서는 시행사가 공사비를 대신해 미분양 주택을 지급하는 대물이 속출했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을 우려한 하도급 업체들이 대물변제를 거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 18일에는 밀린 임금을 달라며 노동자가 고공시위를 벌이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새벽 6시30분부터 제주시내 한 공동주택 신축 공사 현장의 13m 높이 골조물에서 50대 A씨가 밀린 임금을 달라면서 4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

A씨는 해당 공동주택 하청업체 노동자로, 지난 4월부터 함께 일한 9명이 임금 7800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위험천만한 시위는 임금 협상이 이뤄지며 4시간 만에 종료됐으나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