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보다 강력한 대책 필요
올 것이 왔다. 설마했던 일본 후쿠시마현(福島縣) 원전사고 오염수가 오늘(24일) 방류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는 매일 바닷물에서 측정된 방사능 농도를 공개하고, 제주도민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내놓으라. 제주도정도 정부에 대해 요구할 것은 강력히 하고 대책다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결정을 내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은 이날 “방출은 장기에 걸쳐 내다보면서 (일본) 정부는 모티터링(감시) 등을 통해 안전성의 확보와 여론대책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장 수산업 피해를 보는 한국국민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최소한 “미안하다”는 한마디조차 없다. 우리 정부는 예상대로 일본 정부의 결정을 묵인하는 태도다. 같은날 정부는 “방류 계획상 과학적 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어쩐지 궁색해 보인다.
오염수의 방류로 제주수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리라는 사실은 재언의 필요가 없다. 제주도정은 “연안5개 시·도와 협력해 특별법 제정등 대책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좋은 구상이지만 이 보다 더 강력한 조치와 대책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일단 바닷물의 방사능 농도를 매일 자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적 분석의 신뢰성
이 오염수의 처리를 둘러싼 과학적 논란은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이 과연 어느정도로 방출되고 인체에 해를 끼칠 것인가이다. 그 근거로 삼는 것이 지난 2월 16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다. 연구팀은 이 오염수가 10년 후 제주바다에 도달하는 것은 현재의 10만분의 1수준인 극미량이고, 제주해역에 유입되는 시기는 방출이 시작되고 4~5년 뒤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것을 기반으로 지난 7월 방문한 국제원자력기구 관계자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2011년 쓰나미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로 즉시 흘렀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에 대한 피해가 없다는 사실도 하나의 과학적 분석 기반이 된다. 하지만 도민불안은 여전하다.역시 정부가 이 불안을 해소할 데이터들을 더 수집하고 국민과 제주도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정치공학적 접근을 경계한다
본지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놓고 “정치공학적 접근을 하지 말라”고 몇 번 강조해왔다. 그런데 지금도 도내 야당의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나친 후쿠시마 오염수를 이용한 정치적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이를 ‘선동정치’라고 하고 있다. 일리가 있다. 죽어가는 ‘어민’을 저들이 차린 제사상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민을 돕는다는 핑계로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도내 정가의 지적만이 아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도 분출한다.
일단 불이 났으면 합심해서 불을 끄는 것이 진정한 이웃이다. 남들은 다 불을 끄려고 물양동이를 들고 달리는데, 불구경을 하면서 ‘호주머니 채울 생각’을 하는 ‘바보’가 되지 말기를 지역정치권에 당부한다. 그 시간에 정부에다 지원책을 요구하고 보장받으시라. ‘염불’ 보다는‘젯밥’에만 눈독을 들이면 총선에서 도민들은 죽비를 들것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