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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도정의 경제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다. 오 지사는 그제(28일) 간부 공무원들에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물론 추석(9월29일)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둔화된 소비를 촉진하는 일은 필요하다. 특히 더 어려운 골목상권에 대한 소비 활성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소비만 진작한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제주경제는 전국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실상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다. 오 지사는 소비심리 회복만 중시할 게 아니라, 침체된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울 특단의 대책도 함께 제시했어야 했다. 지역경제가 전국 중상위권에만 진입해도 저절로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려면 소득이 늘어야 한다. 장기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소상공인들은 극심한 영업 부진으로 빚더미에 앉아 있고, 많은 도민들도 과도한 주택자금 대출금 등 다양한 형태의 빚에 허덕이고 있다. 더구나 계속된 은행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 이자 추가 부담까지 겹쳐 소비를 늘릴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공산품과 농산물 등 모든 물가가 크게 올라 오히려 소비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 도정은 무턱대고 도민에게 소비 진작만 독려할 게 아니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지역경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새로운 알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취업난을 겪는 쳥년이 없도록 하고, 평소 물가관리를 제대로 해 턱없이 오르는 고물가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소득이 더 악화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정책 강화도 요구된다.
오 도정은 먼저 지역경제가 활성화돼야 도민 소득이 높아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단순한 경제원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소비를 늘리고 싶어도 늘릴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지갑을 열라는 게 제대로된 도정인가. 추석 황금연휴 소비 촉진 대책과 함께 조속히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역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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